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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 <미래의 호크니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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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양현모기자
  • 19.09.19 09: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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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예술과 관련된 다큐 영화가 풍성하다. <이타미 준의 바다>, <디터 람스>, <바우하우스>, <호크니> 등. 충주에 사는 나는, 문화 불평등에 투덜대며 서울 갈 때마다 챙겨봤다.

 

<바우하우스>와 <호크니>, 두 영화에선 100년 전과 60년 전, 독일과 영국에 살았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모습이 재현된다. 바우하우스 학생들은 도시의 펑크족이었다. 바이마르 시절 괴테와 실러의 동상에 페인트를 칠하고 주거 지역에서도 파티를 열었다. 자유분방하고 기이한 그들을 사람들은 경계하고 손가락질했다. 데이비드 호크니와 동료들은 형식적인 교육과 사회제도를 조롱했다. 동성애자라는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생업을 통해 표출했다. 민감한 이슈를 정면으로 돌파한 것이다. 

100년 전, 고작 14년간 지속됐던 독일의 작은 학교 바우하우스가 디자인사에 미친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히틀러의 탄압에 부서진 바우하우스의 파편은 전 세계로 날아갔다. 80이 넘은 호크니는 여전히 현직이다. 그의 영역은 페인팅, 드로잉, 판화, 수채화, 사진에서 무대미술로 확장됐고, 다루는 재료는 팩시밀리, 종이 펄프, 컴퓨터, 아이패드 등으로 진화했다. 다른 분야는 모르겠다. 하지만 예술 디자인분야만큼은, 삐딱하고 반항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사람들이 역사를 만든다.

 

동시에 나는 그들의 나이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음에 주목한다. 사실 그 나이는 굳이 예술 디자인 분야가 아니더라도, 청춘들 대부분이 불안하고 불안정적이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기 위한 몸부림의 시기. 나를 돌아봐도 그렇다.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불만과 분노가 시한폭탄 같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참았던 억눌림은 이후 엉뚱한 곳에서 폭발하기도 했다.

 

좀 더 살아 보니, 인생의 봄에 해당했던 그 시절에는 그게 당연했다. 봄(Spring),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힘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질문한다. 지금의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청춘들에게 그런 에너지가 있는가? 우리 사회는 미래의 호크니를 품고 기다려 줄 준비가 돼 있는가? 학생들에게 실패와 실험의 장을 열어줄 바우하우스가 있는가?

 

장관이 아니라 장관 딸 검증을 하느라 쏟아냈던 뉴스의 홍수 속에서 내가 인지한 문제는 단 하나다. 우리 교육은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한 문제만 실수해도 몇 등급씩 하락하는 내신 성적, 봉사활동마저 생기부를 위한 실적이 아니라면 무용지물인 현실에서 어느 누가 예측 불가능한 청춘의 본능에 충실할 수 있겠나? 어느 부모가 그런 자식을 믿고 기다려 줄 수 있겠나?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한 학력지상주의가 공고한 이상, 그 어떠한 제도와 정책도 본래의 취지대로 운용되기 힘들다는 것이 이 난장을 지켜본 결론이다.    
 
호크니는 학교(Royale college of art)에서 라이프 드로잉 과제를 완성하지 않으면 졸업장을 줄 수 없다고 하자, "졸업장을 위한 라이프 페인팅(Life Painting for a Diploma)"을 그려 제출했다. 일종의 항의 표시였다. 기말고사에 필요한 에세이 작성도 거절했다. 자신은 오로지 작품으로만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https://ko.wikipedia.org 에서 발췌 및 요약) 1962년의 일이다.

 

2019년 우리나라 대학에서 가능할까? 어렵다고 본다. 대학은 어느새 취업을 위한 스펙 경쟁의 장이다. 실수와 시행착오가 끼어들 틈이 없다.

 

어쩌면 좋을까?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은 늘 하나다. 교육 전문가 말고 교육 당사자들 말 좀 들어보자. 지금의 10대, 20대가 느끼는 차별과 상실감의 뿌리가 뭔지 파헤쳐 보자. 입시문제는 기성세대가 본 푼다. 꼬여도 너무 꼬였다. 부동산 문제까지 연동된다. 선진국의 사례도 소용없다. 잘 모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할 거다.

 

대학에서 청춘들을 만나는 직업을 가진 나는 아직은 희망을 갖고 싶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청년들의 야성(野性)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최소한 20대까진 그게 본능이고 자연스러우니까. 그런 사람들이 예술 디자인 분야의 역사를 만들어 왔음을 아니까. 수업시간에 기이하고 발칙한 아이디어로 나를 당황하게 해 줄 미래의 호크니를 기다린다.

 

 

 

<영화 바우하우스 - 사진출처:https://movie.naver.com/>


< 영화 호크니 - 사진출처:https://movie.naver.com/>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 실내디자인전공
김진우, jinwookim@k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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